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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 직전 숨죽인 日…아베도, 행정부도 '느리고 또 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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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 직전 숨죽인 日…아베도, 행정부도 '느리고 또 느렸다'
  • 하이몽골리아 뉴스 기자
  • 승인 2020.04.09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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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일본 도쿄에 거주중인 김향청씨(43)는 재일교포 3세로, 주간 금요일 기자, 월간지 '쿠리에 쟈폰' 한반도 담당편집자를 거쳐 현재 작가, 번역가로 활동중이다.


(도쿄=뉴스1) 김향청 = 지난 5일 밤, 나는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했다. 6일 초등학교 2학년인 쌍둥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시업식'이 열릴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시업식은 진행하되 다음 날부터 수업은 없고 휴교는 연장된다고 했다. 학교측에서는 코로나19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학교 운동장에서 30분만 시업식을 진행하고, 종료후 교내에는 들어가지 않고 하교시킨다고 했다.

아이들을 시업식에 참여시켜야 할까 말까 망설여졌다. 학교에서는 "휴교중이므로 참가 의무는 없다"는 통지도 있어 결국 그날 애들을 학교에 안보냈다. 30분 동안의 시업식을 꼭 했어야 했는지, '참여하는 의무가 없다'면서 왜 중단할 수 없었던 것일까.

◇학교 운동장에서의 '30분 시업식', 왜 중단 못했을까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휴교 등의 대책을 세우는 구 교육위원회 판단은 이처럼 항상 늦었다. 교육위원회뿐만 아니라 도, 정부도 늘 판단이 늦었다. 일본에서는 정부의 요청에 의해 3월2일부터 전국의 공립학교가 3월 하순부터 시작되는 봄 방학을 포함해 약 1개월간 휴교했다. 그러나 감염 확대 기세는 멈추지 않았다.

3월25일 저녁 고이케 유리코 도쿄 도지사가 기자회견을 열고 감염폭발의 위험 가능성이 있으니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해 달라고 도민들에게 호소했다. 이 시점에서 학부모들은 도쿄에서 4월6일 신학기를 시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하는 말이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휴교 연장의 연락이 있었던 것은 주말을 끼고 직전인 4월2일 목요일 오후였다. 담임선생의 이야기로는 시업식에는 결국 절반 이상의 아동이 참여했다고 한다.

신주쿠, 긴자 등 큰 번화가에서 사람이 사라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전철은 출근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도지사는 외출 자제를 요구했지만, 강제력이 없어 자영업자들은 내일의 삶을 위해 가게를 열 수밖에 없었다. 휴교기간에도 어린이집이나 학동클럽(돌보미서비스)은 영업을 지속했다. 맞벌이 가정의 애들을 보기 위해서다. 나와 남편은 재택근무가 가능해 쌍둥이를 학동클럽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보기로 했다.

그런데 어린이집이나 복지시설 등 재택근무가 어려운 직장에서 일하는 친구들은 고민을 많이하고 있었다. 애들을 사람이 많은 돌보미서비스로 보내도 괜찮은지, 또 본인이 감염이 될 우려도 있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어린이집 직원들 중 확진자가 적지 않게 나왔다. 그들은 직장이 아예 휴업해주면 좋겠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던 와중에 굴지의 명문 의대인 게이오 의과대학 인턴들이 3월26일에 40명 규모의 졸업 축하 회식을 연 끝에 18명(4월6일 현재)이나 코로나19에 확진됐다. 기가 찰 수밖에 없었다.

◇쇠고기 상품권→생선 상품권→국내여행 외식 상품권

4월7일 저녁, 도쿄도, 가나가와 현 등 7개의 도도부현에 비상사태 선언이 내려져 아베 신조 총리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트위터 등의 SNS와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이제 와서 무슨…'이었다.

도쿄 도내에서는 백화점과 피트니스, 노래방 등의 업종에 휴업 요청이 내려졌지만, 휴업 보상은 자세히 결정되지 않았다. 현금 지급에 앞서 여당 자민당에서는 국산 쇠고기 상품권 지급이 거론됐다. 타격을 입은 축산업을 지원하자는 취지다.

그러자 당내에서는 생선 상품권으로 해야 한다는 등 업계와 가까운 정치인들이 이권만 바라보는 제안이 속속 나오자 여론이 반발해 무산됐다. 결국 정부는 국내 여행과 외식 등을 보조하는 상품권을 지급하기로 했다. 여기에 1조6794억엔의 예산을 투입한다. 그런데 이것들은 감염확대가 억제돼 사태가 진정된 다음에야 실현이 가능하다. 소상공인들은 오늘, 내일의 생활이 급한데 현금지급이 긴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일본 정부는 코로나19의 확산에 의해 일정 수준까지 소득이 감소한 가구에 대해 최대 30만엔(약 336만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대상은 '2월 이후 주민세 비과세로 된 가구' 혹은 '수입이 2월후 반감한 달이 있으며 월수입이 주민세비과세 기준의 2배 이하로 된 가구' 등의 조건이 있어 대상이 좁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주민세 비과세 가구는 단신 가구는 연수입이 100만엔 이하, 부양가족이 1인경우 연수입이 156만엔 이하여야 한다. 또 이것은 연말이 되어야 지급이 된다.

아베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어려운 상황에 있는 개인 사업주에 대해 최대 100만엔, 중소기업은 200만엔을 지급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자세한 대상 기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또 도쿄도민들에게 영업 자제외 외출 자제가 요청됐으나 음식점 휴업은 허용돼 있다. 손님한테는 가지 말라고 하고 음식점 휴업은 안해도 된다고 하니 속수무책이다. "자숙요청과 보상은 같이 해야 한다" "지원금을 전 가구를 대상으로 현금을 일률지급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야당뿐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있다.

◇소용없는 면 마스크…"세금으로 부적을 뿌리는 꼴"

아베 정권은 7년 이상 지속된 일본에서 전후 최장 정권이다. 온순한 것으로 알려져있는 일본 국민들의 '도량의 꼬리'가 끊어진 것은 마스크가 원인이었다. 4월1일 아베 총리가 구식 직사각형 면 마스크를 끼고 기자들 앞에 등장했다. 그리고 정부가 면 마스크를 가구에 2장씩 배부한다고 발표했다. 입가를 충분히 덮을 수도 없는 마스크를 쓴 총리의 모습에 국민은 실소할 수 밖에 없었다.

일본에서는 꽃가루 알레르기의 사람이 많아, 일회용 마스크를 상비하고있는 가정이 적지 않다. 그런데, 삼나무 꽃가루가 날기 시작하는 2월 초순에 매장에서 마스크가 사라졌다. 필자도 아이들이 학교 급식 당번으로 사용하는 마스크를 사러 갔더니 이미 품절된 상태였다. 지방에 사는 친구가 2팩 보내 줘 그걸로 지금까지 견디고있다.

약국에는 문이 열리기 전부터 마스크를 찾는 사람들의 줄이 생겼다. 화장지까지 사기 곤란해졌다. 마스크를 대량 생산하기 때문에 화장지 원료인 펄프가 부족해진다는 루머에 의한 것이었다.그런데 구식 면 마스크는 바이러스 예방에 적합하지 않다. 게다가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에 의하면 마스크 한 장이 200엔, 5000가구에 보내면 수송비를 보함해 200억엔을 웃돈다.

마스크가 없는 사람들은 이미 면 마스크를 직접 꿰매거나 혹은 면마스크를 판매하는 사람도 있다. 예산에 비해 얻는것이 적다. '일본의사회' 요코쿠라 요시타케(倉義武) 회장은 정부가 면마스크를 배포하는 것에 대해 "바이러스 방지의 역할은 별로 없다"라며 "그런데 나름대로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안심을 만든다는 점에서"라고 말했다.

아사히 신문에 의하면 마스크 배포는 총리 관저의 관료가 '전국민에게 면마스크를 나누어주면 불안이 확 사라질 것'이라고 제안한 게 시작이었다고 한다. 정부가 세금을 써 면마스크 형태의 부적을 보내는 꼴이다.

◇검사 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일본에서 코로나19에 대한 PCR 검사 수가 적은 것은 한국에서도 이미 알려져있다. 일본에서 검사가 소극적이었던 것은 특효약이 없기 때문에 폐렴의 증상이 없거나, 해외 여행자와 농후 접촉이 없으면 검사를 해도 의미가 없다는 게 이유였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숫자에 나오지 않는 수많은 감염자가 숨어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함께 눈에 보이지 않는 숫자에 위협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2월까지 지정된 공공기관에서만 PCR 검사가 가능했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검사가 하루에 1500건 이상은 불가능했던 것을 3월부터 의사의 판단에 따라 민간 시설에서 검사할 수 있게 됐다. 하루 6000건 정도까지 가능하게 되었다.

다행히 일본에서는 미국이나 이탈리아 같은 사망자가 급증하는 수준에는 이르지 않고있다. 아베 총리는 7일의 기자회견 후에 출연한 프로그램에서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식 검사의 도입을 검토해 검사 건수도 하루 2만건까지 늘리겠다고 발언했다.

결단이 느린 총리와 행정을, 바이러스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현명한 대응을 바라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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